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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 스튜디오 딘

감독 : 카나사키 타카오미

장르 : 판타지

방영 : 2016년 1월

진행 : 6화/10화 예정


※ 네타가 있습니다.

원작을 보지 않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촌구석에 살던 주인공 사토 카즈마는 어느 날 게임 한정판을 사러 시내로 나가던 중 트럭에 치이려는 여자애를 보고 무심코 도우려다 치일 뻔한 쇼크에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의로운 죽음이었다는 자부도 잠시, 필요도 없는 일에 끼어들었다는 사실과 그 과정에서 비참한 모습을 여러 사람에게 보였다는 점을 여신이라 불리는 존재에게 신랄하게 비웃음을 당한다. 카즈마는 화가 난 나머지 이세계에 가져갈 아이템으로 자신을 놀려대던 여신 아쿠아를 지정한다.


카즈마는 특별한 능력이나 아이템 대신에 아쿠아를 데려오기로 한 까닭에 능력치는 평범하기 그지없다. 모험가로서는 가장 밑바닥인 현실에 카즈마는 곧 육체노동으로 하루하루 끼니를 잇는 지경에 처하고 만다. 그나마 믿었던 아쿠아 또한 별 경험 없이 지상으로 강림한 탓에 도움이 안 되긴 마찬가지다.


힘겨운 하루하루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높은 능력치를 부여받은 아쿠아는 모험길드에서 주목을 모으는데 성공하지만 정작 파티 모집에선 중2병 마법사 메구밍과 마조히스트 다크니스와 같이 능력만 뛰어난 괴짜들만 모여들 뿐이다. 그것도 본인들의 되지도 않는 고집으로 각각 능력치를 폭렬마법, 탱킹에 올인했기에 마법사는 마법 한 방에 리타이어고 탱커는 공격기술이 서툴러 어그로를 제대로 끌지조차 못 한다. 카즈마는 이런 한심한 인생들을 데리고 어떻게든 마왕을 퇴치한다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자 하는데…….


여러모로 볼 때 지금까지 등장한 이세계물 클리셰를 180도 뒤틀어놓은 작품으로 보인다. 『소드 아트 온라인』(2009)은 게임판타지였기는 하나 주인공 키리토는 하나부터 열까지 평범한 축을 뛰어넘는 먼치킨에 가깝고, 『방패 용사 성공담』(2014)의 이와타니 나오후미 또한 편중되긴 했지만 방어능력에 한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에 반해 본작의 주인공 '사토 카즈마'의 능력치는 타인보다 약간 높은 지력과 상인이 될만큼 높은 운을 제외하면 골고루 평범에 그친다. 죽는 계기 또한 착각으로 인한 심장마비여서 시스템 이상으로 갇히게 된 키리토나 도서관에서 고서를 펼쳐 보다 차원이동한 나오후미에 비해 격이 떨어진다.


다른 이세계물과의 이런 차별성은 시청자에게 몰입감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이 차원이동을 하자마자 온갖 미녀가 달라붙고 능력치도 출중해서 아무 어려움 없이 이세계 생활을 만끽한다면 지켜보는 대다수 평범한 시청자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아무리 차원이동을 하는 것이 괴로운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지나친 편의 제공은 흥미를 떨어뜨리기 십상이다. 아무런 고생 없이 얻는 보상에 성취감이 떨어지는 것과 같다. 여신 아쿠아를 이세계로 데려왔지만 민폐덩어리고, 능력치만 뛰어난 마법사와 크루세이더는 뭘 해야 할지 몰라 날뛰는 가운데 주인공이 제어해서 제대로 된 파티로 꾸려 나가는 모습은 주어진 능력이 아니라 지혜와 용기로 역경을 헤쳐 나가는 통쾌와 쾌감을 선사한다.


결국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의 성공은 기존 이세계 먼치킨물의 안티테제 성격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국내 판타지에서 비슷한 작품으로는 『하얀 늑대들』(2003)을 꼽을만하다. 이 작품의 주인공 또한 폭력이 난무하는 세계관에서 칼질도 제대로 못 하는 주제에 언변 하나만으로 작중 최고 기사단 캡틴 위치에 오른다. 본작의 주인공 카즈마 또한 통솔력으로 엉망진창 파티를 이끌어 나가는 모습이 상당히 유사하다.


작중 현대인 천재론이 하나도 먹히지 않는 것 또한 장점이다. 흔한 이세계물 클리셰가 『마법공학』(2007)에서와 같이 환생 전 세계에서 얻은 지식으로 기물을 뚝딱뚝딱 만들어 내어 쉽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인데 이 작품에서 만든 거라곤 (원작에서) 라이터와 몇 가지 잡다한 물건뿐에다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치지도 못 한다. 현대인 천재론 자체가 평범한 현대인이 이세계에서 활약하는 일종의 핑계로 처음 도입된 것인데 너도나도 차용해 비슷비슷한 작품을 찍어내다 보니 독자, 시청자의 피로가 쌓였다. 중세, 이세계인이라고 지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주인공 보정인지 별 다른 실패와 반발 없이 성공을 이어가는 장면은 현실성도 떨어진다. 참고로 국내에서 이 부분을 정확히 공략해 명성을 떨친 작품이 『일곱번째 기사』(2005)이다.


결론적으로 클리셰에 지친 시청자에게 재미있게 볼만한 작품이라고 적극 추천한다. 『로도스도 전기』와 같은 정통 판타지까지는 아닐지 모르나 전개와 인물 설정에 억지가 적어 즐거운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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