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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 A-1 Pictures

감독 : 이토 토모히코

장르 : 미스터리

방영 : 2016년 1월

진행 : 7화/12화 예정


※ 네타가 있습니다.


만화가 지망생 후지누마 사토루에게는 신비한 능력이 하나 있다. 본인이 '리바이벌'이라 부르는 현상으로 주위에서 사고 등 안 좋은 일이 발생할 때 그 몇 분 전으로 돌아가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물론 돌아간다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동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열심히 주위를 살펴 위화감을 찾아내야 한다. 사토루가 눈치 채지 못 하거나 개입하지 않으면 사건은 원래대로 진행되어 누군가 죽거나 다친다.


어느 날 사토루는 여느 때처럼 아르바이트인 피자 배달을 하다 리바이벌 현상을 겪고 심장마비로 숨진 기사가 폭주 트럭에 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필사적인 노력으로 인명 피해는 막지만 본인이 병원으로 실려가게 된다. 그 후 오랫동안 떨어져 살던 어머니가 병문안을 핑계로 사토루 집에 눌러 앉는다.


평소 실없는 농담을 던지던 동료 아르바이트생 카타기리 아이리는 아이를 구하려고 노력한 사토루를 좋게 보았는지 병문안도 오고 집에 놀러 오면서 러브코미디가 펼쳐지는 듯하더니, 얼마 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사토루의 앞에 칼에 찔려 죽은 어머니가 쓰러져 있다. 시체를 살피는 동안 방문한 이웃이 사토루를 범인으로 오해하면서 일이 커지고, 진범을 꼭 자신의 손으로 잡아야겠다고 결심한 사토루는 경찰에 잡히기 전 그대로 도주한다.


하지만 뭔가 해보기도 전에 다시 리바이벌 현상이 벌어지고 이번에는 몇 분이 아닌 18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만다. 이제 어머니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여부는 오직 사토루의 손에게 달렸는데…….


시간여행이 사실 아주 참신한 소재는 아니다. 과거와 미래의 연결을 통해 사건·사고를 막고 역사를 바꾼다는 설정은 국내에서만 강풀의 「타이밍」, 최근 tvN 드라마 「시그널」, 일본 만화로 범위를 넓히면 무라카미 모토카의 『타임슬립 닥터 JIN』, 카와구치 카이지의 『지팡구』, 쿠보 미츠로의 『어게인』 등 셀 수도 없이 다양한 작품이 존재한다. 아마 사람들이 나이가 들수록 으레 하는 생각이 과거에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반성과 후회이기 때문일 것이다.


얼핏 보면 과거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회귀물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을지 모른다. 2000년대 중반 삼두표의 『재생』(2004) 이후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가서 성공을 이뤄낸다는 소위 회귀물이 장르소설계를 장악했다. 이그니시스의 『리셋라이프』(2006), 니콜로의 『경영의 대가』(2012)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 회귀물이 궁극적으로 부귀영화로 대변되는 세속적 성공을 목표로 삼는데 비해 본작은 누군가를 지켜주기 위한 것으로 궤가 약간 다르다. 오히려 한번으로 비극을 막기에 부족해 리바이벌을 반복하는 모습은 루프물이었던 「쓰르라미 울 적에」(2002)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이 작품은 사회고발물로서의 성격도 겸하고 있다. 일본 고유의 사회파 추리소설에서 영향을 받은 듯싶다.


작중 연쇄 어린이 유괴 사건은 아시카가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이 아닐까 판단되는데, 이 사건에서 경찰을 비롯한 사법당국은 불충분한 근거만 가지고 '독신남에 로리콘이 많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를 든 초보적 프로파일링으로 범인을 지목한다. 본작에서 시라토리 준을 범인으로 몰고 간 결정적 증거는 발자국인데, 이는 「살인의 추억」(2003)에서 송강호가 용의자의 신발을 가져다 현장에 자국을 내는 장면이 떠오르면서 실소가 난다. 유죄율 99%에 특유의 엘리트주의까지 결합된 일본에서 억울한 누명(엔자이) 사건이 많은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비슷한 실정인 우리나라에서도 주의해야 할 악습이다.


이 작품의 또 하나의 특징은 '데이터베이스'[각주:1]를 바탕으로 하는 오타쿠 작품에서 한 발짝 비껴 있다는 점이다. 아즈마 히로키의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p71)에 따르면 〈오타쿠계 문화에서 작품은 그 자체만으로 평가되지 않고 그 배후에 있는 작품군의 '데이터베이스'의 우열로 측정되는〉, 그러기 위해서는 그 장르 안에서 통용되는 규칙에 어느 정도 충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면 세계관이나 설정에서 다소의 열화는 용납된다. 이미 작가와 독자 사이의 양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양해가 존재한다면 부족한 부분은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져다 보충할 수 있다.


하지만 본작은 그런 장르의 법칙, 데이터베이스에 기대지 않고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다. 충분한 묘사와 설명으로 일반 독자를 납득시킨다. 주류 문화와 유리되어 마니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다른 서브컬처 작품과는 다르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이라는 오타쿠 매체에 발표되었지만 그 메시지는 사회 전체에 울릴만하다. 애니메이션을 넘어 영화에까지 진출한 원동력은 인기만이 아니라 이야기의 보편성에도 존재했던 것이다.


이번 분기 최고작으로 꼽을 법하다. 만화·애니메이션 마니아는 물론이고 추리적 요소도 치밀하게 배치되어 있어 추리소설 팬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1. 특정 작품의 근간을 이루는 작품 집단. 즉 지금까지 나온 서브컬처계의 모든 작품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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